[미국 일상] 2학년 종업,네번째여름,만삭임산부
3! 4!
어느새 텍사스에서의 네 번째 여름을 맞이하게 되었고, 가족도 셋에서 넷을 맞이하게 되었다.
5월이 되어 아이의 여름방학 준비가 시작되었고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여름이라 또 특별한 의미가 생겼다.

아이는 선생님에게 드리는 세 번째 땡스카드를 쓰게 되었고.

겨울부터 함께한 피아노 선생님과 두 번째 미니 리사이틀을 준비하였다.


동네 작은 카페에 모여든 피아노클래스 아이들과 가족들.
어떤 연주를 하여도 기특한 아이들의 작지만 큰 성취.

한동안 빠졌던 용선생한국사 시리즈. 요즘엔 또 와일드로봇 시리즈에 빠졌다.
한국책과 영어책, 픽션과 논픽션 골고루 읽는 것에 중심을 두는 요즘. 아이의 성장에 따른 적절한 책을 고르는데 신중해지고 있다.


한국은 아니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동네 한식당에서 냠냠.
만 8살. 야구 인생.





3월 리틀리그를 시작하고 5월 방학주 토너먼트까지 쉼없이 달렸던 야구경기.
아이들의 치열한 경기력과 노력에 어른들 모두 감동하며 25년 봄 리그가 끝났다.
미국에 살면서 아이가 가장 보람차하는 부분이 야구리그 참여이다. 같은 반에도 리그 참여 친구가 있고, 같은 학년에도 몇 명 있는데 지나가면서 서로 경기 결과에 야구에 대해 신나게 얘기하고 또 지면 속상해하고, 위로해 주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가 생기니 소속감과 자신감도 같이 생기는 것 같다.
매 시즌 마지막 주에 있는 토너먼트의 열기는 온 가족들이 들썩들썩할 정도로 뜨거운데, 아이의 세 번째 시즌 토너먼트도 그렇게 치열하게 끝나며 긴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만삭 임산부의 조용한 먹방일기.

어느 날 푸르른 하늘 아래 우리 집의 기록.

이웃 언니의 정성 어린 음식에 맛있게 먹은 점심.





메인에 후식에 제대로 먹은 날. 임신 후기 발견한 한국식 빙수집이 미국 임신생활의 한줄기 빛이었다!

남편 회사 동료분이 물려주신 아가 물건들.
미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한국 육아아이템까지 가득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렸다..
육아용품부터 산모를 위한 음식과 따뜻한 말 한마디까지. 미국에서 외롭고 막막했을 임신 출산준비가
주위의 따스한 정으로 채워지고 있다.


타겟 아마존 월마트 레지스트리로 모은 젖병.
젖병을 소독하니 만삭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36주가 되면서 큰 준비는 거의 마무리가 되었고..

큰 아이 공부와 육아 공부 함께.
진짜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구나.
뱃속에서 열심히 노크하는 아가의 신호에
덜컥 덜컥 실감이 났다.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하겠지만
사랑은 가득 준비해 놓고 있다 아가야.

36주 차 초음파.






모름지기 산모가 맛있게 먹어야 아가가 건강하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먹고 다닌 기록들. 후회 없이 먹었다!
열심히 요리해준 남편과, 지인들의 초대와 한식당에서의 고른 먹방이 아가와 엄마를 행복하게 해줬다.
37주 차. 이제 언제든 나와도 된다 아가야.


막달이 되고, 매 주말이 마지막 외출인 것처럼 즐겼다.
악명 높은 텍사스 더위가 올해는 더디게 와서
5월 날씨가 봄의 끝자락 날씨처럼 딱 좋았다.
바람도 녹음도 너무 좋았던 5월의 주말.
방학 첫째 주이자 Full-term이라 이제 아기가 언제든 나와도 된다는 37주 차.
첫째 아이의 학기가 끝나고 아기가 나오길 바랬는데
막달에 몸을 많이 사린 덕분에 다행히 방학 후까지 아이가 잘 버텨주었다.
첫째 아이를 오전 캠프를 보내고, 오랜만에 디카페 라테를 마시러 스벅에 들렀다. 좋아하는 초코 크로와상도 먹고. 잠시 멍 때리며, 내일? 모레? 이 평화로운 시간이 얼마나 남은 걸까? 갑자기 달라질 세상에 대해 잠시 생각하며, 눈 떠보면 아이와 함께 평화롭게 집이길 상상해 봤다.

멀리서 출산을 앞두고 스치는 이런저런 생각과 기억.
첫째 아이일 때 별 문제가 없어서 가족들도 나도 둘째도 괜찮겠거니 마음 놓고 있었지만, 막상 출산일이 임박해 오니 가족들 아무도 없는 해외출산이 또 외롭고 무서워지곤 했다.
임신 내내 옆에서 엄마 컨디션, 몸 살뜰하게 챙겨준 첫째와 바쁜 와중에도 와이프와 집안일을 틈틈이 열심히 챙겨준 남편. 온전한 우리 가족만의 출산 준비가 너무 감사하고 평화로웠지만, 엄마와 언니에 대한 그리움이, 옆에서 가끔 칭얼거림을 못하게 만드는 긴긴 거리가 나를 가끔 울적하게 만든 것 같다. 그래도 또 금방금방 이겨내곤 했다. 어쩌겠는가 너무 멀리있는 걸.. 😂
첫째 아이를 낳고도 어리버리했던 내 자아가 친정과 멀리멀리 떨어지고 나니 어쩔수 없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자라나는 것 같다. 둘째 아이를 품으니 이제 정말 엄마가 된 것 같은 책임감은..
그래도 첫째 아이를 임신 기간 내내 학교 잘 보내고 모든 이벤트들을 잘 마치고 방학을 맞이하니, 미국에서의 3년 동안의 숙제들을 일단 잘 마무리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남편의 미국발령에 다니던 회사를 갑자기 정리하고 텍사스에서 3년 동안 전업주부로 지내면서, 영어 공부도 계속하고 블로그에도 가끔 끄적끄적하고 운동도 하며 나름 바쁘게 지낸다고 노력했지만, 결국 가장 잘한 일은 남편과 아이와 복닥복닥 지내고 챙기며 여행 간 일, 일상에서 함께 한 모든 평범한 일이 나중에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