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Diary : 미국 생활 일기/미국 초등맘 일상의 기록

임신 20~32주, 미국산부인과 주차별 진료,셀프만삭사진,입체초음파

jenkang 2025. 5. 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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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4개월 차가 지나고 입덧이 나아지면서 본격적으로 잘 먹고 잘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임신 중기는 임산부가 배가 적당히 나오고 입맛도 돌아와서 활동하기 가장 좋은 시기인 것 같다.

담당의사가 적당한 활동과 여행이 괜찮다고 얘기해 준다면, 양껏 마지막(?) 자유시간을 즐기는 게 좋은 황금 시간.

미국 산부인과 주차별 진료 내역


오스틴에서 가장 많이 가는 듯한 큰 산부인과로 갔더니 예약도 진료도 체계적이었다. 미리 진료 예정내역을 알려줘서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좋았다.


OB Appointment Schedule

임신초기 ~ 28주 : 4주에 한번 내원
28주 ~ 36주 : 2주에 한번 내원
36주 ~ : 매주 내원


8주 : 임신 확인
골반 초음파, 예정일 설정
새 OB 패킷 제공, 안전한 약 복용 및 식단 안내

10주 : NIPT/Carrier Screening (Panorama/Horizon)
내진, 질 검사, 소변 검사
산전 비타민 복용 시작, NT 스캔 예약

> 첫째 아이를 정상분만하고, 1차 NT검사에 이상이 없어서 만35세만 35세 산모에게 권유되는 NIPT 검사를 하지 않았다. 미국 산모들은 만 35세 이상이면 대부분 NIPT검사를 진행하는 것 같다.


12주 : 부서별 NT 초음파, First Screen (NIPT 미완료 시), 유전자 검사 결과 리뷰


16주 : 해부학적 초음파 예약


20주 : 성별 포함 해부학적 초음파
임신성 당뇨 1시간 검사(gtt) 안내
> 손가락, 발가락, 심장, 얼굴 등등 모든 기관을 체크한다. 이때 성별도 명확하게 알려주는데 이미 그전 초음파로 대부분 오픈되곤 한다.


24주 : 임신성 당뇨 검사 완료
필요 시 3시간 당뇨 검사 예약 및 조산 예방 교육

> 당뇨검사 당일 혈당을 올리는 음식 조절을 하고 병원에서 약을 먹은 후 1시간 뒤에 피검사로 임당검사를 한다. 다행히 한 번에 통과! 혈액을 빼는 거라 검사하고 나서 많이 피곤하니 운전은 직접 하지 않는 것이 좋다.


28주 : 혈액형 Rh 음성 시 RhoGAM 주사
Tdap(파상풍/백일해) 백신 접종
태동 체크, 3분기 패킷 제공

> 파상풍,백일해 백신효과가 있는 Tdap을 맞을 건지 물어보는데, 꼭 맞는 것이 좋다 한다. 이 주사도 맞은 당일, 다음날 좀 뻐근해서 집이 멀다면 운전을 직접 하지 않는 걸 추천.


30주 : HIV 및 매독(RPR) 검사 (텍사스주 의무)
출산 수업 등록, 소아과 선택, 제대혈 보관 안내

> 이 부분은 이날 따로 진행하지 않았는데 아마 이전에 질초음파나 피검사를 진행하면서 포함시킨 게 아닌가 싶다.

32주 :
다음 방문용 성장 초음파 예약

34주 : 성장 초음파 실시
HSV 양성 시 Valtrex 복용 시작

36주 : GBS 검사, 자궁경부 검사
분만 준비 및 태동 체크 교육

37–41주
자궁경부 검사
분만 준비, 태동 체크 지속


벌써 32주 진료까지 마친 상태. 부지런히 진료했더니 벌써 끝이 보인다. 그만큼 현실로 다가오는 출산이 막막하기도 기쁘기도 한 오락가락한 마음상태.

20주, 6개월차에 갔던 시애틀. 한 시간 정도씩 걸어 다닐만했다.

2월. 벌써 봄이 오는 Creek side.

첫째 때 부지런히 읽었던 육아책들. 너무 오래전 일이라 결국 다시 구매했다..

이제 나름 육아용품을 구경 다니고.. 유모차 접기에 맛 들인 오라버니.

프리지어가 생각나던 3월, 아크릴로 슉슉 그리고.
어느새 D-100...

열심히 얻어먹고, 먹고, 해 먹고 ~

임신 3~7개월 차까지 칠만 했던 골프. 비거리는 덜 나가지만, 그전에도 워낙 못 쳤어서 공놀이 겸 운동 겸 설렁설렁 잘했다.

언제 가도 기분 좋은 오스틴 파크. 내 사랑 스노우 아이스.

알밤이를 위해 틈틈이 열심히 먹었던 연어.

텍사스 모양 수영장이 귀여웠던 휴스턴 힐튼 호텔. Astros 야구 경기장 옆이어서 아이와 아빠만 가서 신나게 보고 왔다.

바야흐로 지브리의 계절이었던 3월.. 여행 중 열심히 생성해 보았다.


미국에서 셀프 만삭사진 찍기

만삭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스튜디오 작가사진은 몇백만을 호가했다. 물가 비싼 미국...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셀프사진 스튜디오를 찾아봤는데, 오스틴에서는 마땅히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 마침 휴스턴 Post Market 건물 내 FotoLab Studio가 셀프사진 스튜디오여서 여행 겸 잠시 들러 만삭사진 겸 가족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10분 먼저 갔는데 마침 스튜디오가 공실이라 먼저 들어가 여유롭게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기 초음파 사진 액자와 화관을 챙겨갔었는데, 스튜디오에도 우리나라처럼 인조 부케, 왕관 등 몇 가지 소품이 준비되어 있었다.

20분 기준 4명까지 80달러. 우리나라에 비하면 두 배 가격이었지만, 미국에서 이게 어딘가... 십만 원 대로 고화질 만삭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매우 만족했다.


https://maps.app.goo.gl/JYUkkpdfyEmD1QE38

 

 

 

 

 

만삭사진을 찍고 휴스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네 다 와서 눈에 띈 유채꽃 밭에 즉흥적으로 잠시 내려 셀프 야외 만삭사진을 급 찍었다.
애순이도 관식이도 아니지만, 계속 두런두런 잘 지냅시다요.


먹고 싶은 것도 외로움도 많은 미국 임신 생활, 하지만..


미국에서 기댈 가족이 남편뿐이라 배가 무거워질수록 짜증도 스트레스도 남편에게 전하게 된다.

되는대로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데도, 아무래도 나만큼 출산 와닿지 않는 것 같아 내가 옆에서 답답해할 때가 많다. 남편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말이다..

9개월 차가 되고 몸이 이제 정말 컨트롤하기 어려워지니 그 강도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한국에서와 다른 느리고 답답한 출산 준비에 나도 모르게 갑자기 조급해지기도 하고, 한국음식이 생각나서, 보고 싶은 엄마 생각에, 출산과 회복, 육아에 대한 두려움에 울컥울컥 하는 요즘.

이제 진짜 자립해야 하는 미국에서의 홀로 출산.
나만큼 멘붕일 남편과 정신 잘 붙잡고, 남은 시간 차근차근 준비해야겠다.

우리 둘 다 아들 키우는데 익숙해져서 딸내미는 어떨지 완전히 물음표이다. 남편은 특히 더 물음표가 크게 와닿는 것 같다. 낳고 나면 실감이 나려나?

남은 시간, 뱃속에서 건강하게 잘 있어 준 알밤이에게 매 순간 감사하고, 나오는 날까지 엄마 뱃속의 온기와 기쁨을 전할 수 있도록 더 힘내서 지내야겠다.

 

30주, 8개월에 떠난 뉴욕, 워싱턴 DC 여행. 아이가 워싱턴 DC를 꼭 가봤으면 해서 막달 되기 전에 온 가족이 마지막 장거리 여행을 떠났다. 가을 겨울이 되면 네 가족이 멀리 떠날 수 있겠지!


 

사설기관에서 찍는 미국 입체 초음파

미국은 입체초음파를 사설에서 진행한다. 시설마다 가격이 약간 다르나, 우리는 병원 근처 사설초음파에서 65달러 정도에 3D초음파를 찍을 수 있었다.

입체 초음파를 안 찍을까 하다가 첫째도 뱃속사진과 태어나서 모습을 비교했던 추억이 쏠쏠했어서, 여행을 끝내고 31주 차에 찍게 되었다. 한국에서 처럼 찍기 한 시간 전부터 초코우유, 물을 잔뜩 마시고 가야 하는데 그래도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담당자와 내가 뱃속을 통통통통 계속해서 아이 얼굴을 겨우 볼 수 있었다.

엄마 뱃속에서 띵띵 부은 아가 얼굴도 너무 귀여웠다. 함께 간 첫째는 동생이 몬스터 같다 했지만.. 너도 그랬단다~~

 

8년간 외동이었던 첫째 아들과의 시간.

엄마가 힘들어할 때마다 배를 열심히 들어주는 우리 아들. 엄마가 허리 숙일 때면 냥냥이 펀치로 엄마 등 통통통 두들겨주는 아들. 엄마 어디 나갈 때면 쓰러지지 말라고 걱정해 주는 아들. 시끄러운데 지나가면 엄마 귀 막아주는 아들. 아빠가 본인보다 낫다고 인정해 주는 스윗한 알밤이 오빠.

8년 동안 세 가족 아웅다웅 재밌게 지냈는 데, 네 가족을 앞두고 첫째 아이에게 못해줬던 기억만 떠올랐다.

그렇게 오래 둘이 시간을 보냈는데도,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 것 보면. 아마 영원히 아이에게 향하는 내 사랑이 모자라게 느껴지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고 점점 자랄수록 내 시간도 늘어나고, 이렇게 외동으로 자라는 것도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세 가족이 친구처럼, 각자 하고 싶은 거 많이 하면서.

 

하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뭔가 아쉬움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외동과 둘째 사이에서 몇 년을 마음이 왔다 갔다 했는데, 하루 종일 복닥 복닥해도 쌔근쌔근 자는 모습에,

예쁜 말 한번 해주고, 안아주는 모습에. 스스로 성장하는 대견한 모습에

이렇게 예쁜 아이 한 명 더 있으면 모두 좋겠다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부족한 엄마 곁에서 씩씩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준 아들.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동생이 생긴 거야. 고마워 우리 아들.

 

 

딸을 맞이하는 아빠의 심정.

모든 가족과 친구, 지인 들이 둘째가 딸이라서 너무 잘 됐다고 축하해 주었다. 시댁에서도 딸이라고 하니 너무 좋아하셨고, 친언니와 내가 모두 아들만 있었기 때문에 온 가족이 새로운 구성원 소식에 기뻐하였다.

 

우리 남편도 기뻐했다. 그리고.. 멍해졌다. 

공돌이로 성실히 자란 남편은 본인 입으로도 여자에 대해 잘 모른다고 얘기해 왔다.

여동생이 있었지만 스윗한 오빠보다는 무관심한 오빠 쪽에 가까웠어서, 오히려 아가씨가 오빠를 잘 챙겨준 것 같았다.

 

그래도 10년 넘게 함께 지내면서 로봇 같지만 많이 적응한 로봇처럼 생일, 결혼기념일에 카드와 꽃도 꼬박꼬박 챙기면서 성실하고 자상한 남편으로 지내고 있었는데,

 

공만 던져주면 만사 오케이인 아들을 오래 데리고 있다가, 딸을 맞이한다 생각하니.. 갑자기 회로가 정지한 듯한 모습을 자주 보이는 남편이다. 첫째 아들처럼 같이 공놀이하고, 물놀이하고, 게임하고, 책 읽어주려 (노력하고).. 똑같이 하면 돼~

 

마치 남동생처럼 지내는 아들과 달리, 씻기는 것도, 머리도, 생각도 다를 것 같은 예비 딸 아빠의 마음은 복잡해 보인다.

날로 불러오는 배로 허리가 아파 출산을 체감하는 엄마와 달리, 아빠는 엄마가 시키는 거를 성실하게 하다가 아이를 맞이하게 된다. 통통통 튀는 뱃속 꼬물거림도 느끼고 있지만, 입체초음파로 어렴풋이 얼굴도 봤지만, 아빠는 아직 딸아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나도..

 

 

첫째 아들을 키울 때도 내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났는데,

딸을 키우면 얼마나 더 생각이 날까. 

 

나처럼 운동을 좋아할까, 욕심이 많을까,

아니면 얌전할까, 궁금한 게 많을까. 정말 궁금하고 기대된다.

 

모든 가족에게 설렘과 물음표를 주고 있는 알밤이.

건강하게 잘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가 남은 기간도 씩씩하게 잘 지내면서 알밤이 만날 날 기다리고 있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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