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Diary : 미국 생활 일기/미국 초등맘 일상의 기록

미국에서 임신 초기-중기 일상,입덧,병원진료,먹방

jenkang 2025. 2. 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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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확인 ~ 8주

임테기.아기집확인.입덧시작


미국 생활 3년 차에 들어선 어느 토요일 아침.

평소와 다른 기분이 들어 임신테스트기를 써 보았고 결과는.. 꽤나 선명한 두 줄!

함께 집에 있던 우리 7살 아들에게 결과를 보여줬고, 엄마 코로나 걸렸냐고 걱정해 주었다. ^^;

코로나가 아니라 엄마 몸에 아가가 들어왔다는 표시라고 알려주었더니 눈이 동그래졌다. 출근한 남편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더니 역시 얼떨떨하지만 기뻐했다.

마트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퇴근한 남편.
온통 얼떨떨한 날. 두 남자의 얼떨떨하지만 기쁨의 표시는 오랜만에 우리 가족을 설레게 하였다.

내 마음도 작지만 커다란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쁨으로 가득 찼다.


가장 먼저 구글에 주변 한국인 산부인과의사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집에서 20분 거리 병원에 한국인 의사 분이 계셨고, 전화예약을 하고 병원에 갈 수 있었다.

임신 5주 차. 병원에서 소변검사로 먼저 임신양성을 확인하였다.
더 정확한 확인을 위해 그다음 주 6주에 아기집을 확인하는 질초음파를 진행하였다.

오랜만에 누워보는 초음파실. 질초음파를 통해 확인한 작지만 선명하게 보이는 아기집. Congratulations! 병원에서 기분 좋은 축하를 받았다. 웰컴투마미 베뷔 🎉

태명은 요즘 계속 당겼던 밤을 따서 꽉찬 "알밤"으로 정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더니, 임신 6주부터 냄새에 민감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물냄새가 역해졌는데, 아마 이곳 텍사스 물이 석회 같은 게 섞여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우리 부지런한 남편이 드디어 모든 물 필터를 교체해 주었다. 와이프와 아이 모두를 위한 2년 만의 필터착용 고마워...^^..

임신 7주 차에 예정되어 있던 캘리포니아 여행을 소화해도 되냐고 미리 여쭤봤고, 비행기 3시간 거리라 괜찮다고 하셨다. 여행지에서도 한두 시간 연속 운전할 일이 없어서 조심히 다녀왔고, 덕분에 신선한 캘리포니아 공기를 마음껏 즐기고 쉬고 올 수 있었다. 뱃속에서부터 여행 제대로 하는 알밤이...


임신 9주 ~ 14주

사설초음파.성별확인.1차기형아검사

입맛이 떨어지고 뭘 먹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소화에 좋다는 Tums를 먹어봤지만 인공적인 향이 잘 맞지 않았다. 다행히 석류를 먹으니 소화가 잘 돼서 한동안 석류를 입에 달고 살았다. 텁텁한 입안을 상큼하게 해주는 입덧완화 사탕도 아마존에서 배달시켜 아이 등하원 시간에 하나씩 잘 먹었다.


처음 다녔던 병원은 알고 보니 산부인과 전문이 아니라 가정의학과였다. 두 번 정도 진료를 하고 나서 진료실이 산부인과 전문이 아니라 조금 아쉬운 면이 생겨서, 아기를 먼저 출산한 남편 회사동료의 소개로 병원을 큰 곳으로 옮기기 되었다.

병원 Transfer는 이 전 병원에 요청하면 그전까지 진료내용을 서류로 정리해 주고, 해당 서류를 옮기는 병원에 제출하면 되어 간단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큰 병원이어서 초진을 잡는 데 한 달의 시간이 걸려서 그전까지 아기를 못 보는 게 되었고, 12주가 넘어가도록 초음파를 못 본다 생각하니 뭔가 답답했다.

미국의 많은 산모들이 이런 일반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고, 출산을 연결된 병동에서 하는데. 이러한 경우 보통 초음파 사진을 3번 본다고 한다. 초기, 중기, 후기. 와우.. 첫째를 한국 산부인과에서 정기적으로 진료를 보고 초음파 사진을 확인한 엄마로서 적응이 안 되는 주기였지만, 초음파 보다 아이가 잘 자라는 게 중요한 부분이니 그런 긴 주기가 이해가 기도 했다.


10주, 미국 사설 초음파 방문


6주에 아기집을 확인하고 12주가 넘도록 아가를 못 보는 게 아무래도 아쉬워서 검색을 하다가, 미국에선 사설 초음파 이용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병원이 아닌 초음파 전문 시설에 가보는 게 새로웠지만, 초음파뿐 아니라 6주 (!)부터 피검사로 성별 확인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고 10주 차에 사설 초음파를 방문하였다.

입구에서부터 웰컴사인으로 반겨주는 초음파 시설. 우선 한쪽 룸에서 성별확인을 위한 혈액키트를 추출하였다. 당일 택배로 혈액샘플을 확인기관에 보내어, 그다음 날 바로 결과가 이메일 통보가 된다고 했다. 와우.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고 빨랐다.

이후 남편과 아들과 함께 초음파실로 들어갔다. 병원보다 더 따뜻한 분위기의 호텔룸(?) 같은 초음파실에서 열정적인 담당자의 안내로 알밤이의 심장소리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설 초음파의 좋은 점은 온 가족이 특별한 날처럼 차려입고 태아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같았다. 병원에서는 아들과 이렇게 편하게 태아를 볼 수 없었을 텐데, 편안한 방에서 첫째와 함께 태아를 확인하니 신기한 눈으로 동생을 바라보는 첫째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어서 매우 감동적이었다.

태아가 10주 차 여서 당연히 성별에 대한 언급을 안 할 줄 알았는 데, 담당자가 초음파를 확인하더니 성별이 추측되는데 듣길 바라냐고 물어봤다. 이튿날 피검사 결과로 알게 되겠지만, 알려주신다면... 안 들을 이유가 없어서 알려달라 했다.

Butt, 엉덩이 부분을 확대하며 이것으로 보아 특정 성별 같다고 초음파 사진에 성별까지 써 주었다! 정말 쿨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초음파 진단 성별은..
이튿날 결과와 동일했다!
😊


임신 초기가 지나가고 12주 정도부터 왜 이리 먹고 싶은게 많아지는지, 평소에도 잘 안 먹던 간장게장이 왜 이리 당기는지..!

알밤이 덕분에 싹싹 잘 먹고, 남편도 점점 더 요리에 도가 트게 되었다.. 옆에 언니들이 챙겨주는 음식도 너무너무 감사하게 잘 먹었다. 그 위험한 먹덧인 건가...

그 사이 찾아온 우리 결혼 10주년. 둘에서 네 가족이 되었네..🩷

13주, 1차 기형아 검사 NT Test

대형병원으로 옮긴 13주 차에 1차 기형아검사 기간이어서 NT검사를 하였다. 옮긴 병원은 우리나라처럼 진료실에 간단한 초음파기계가 있어서 의사가 먼저 아이 심장소리와 상태를 함께 봐주었다. 아이의 규칙적인 심장소리는 늘 부모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1차 기형아 검사인 NT검사는 초음파 전문실에 따로 가서 진행하였다. 검사 결과는 몇 주 걸렸지만 정상 소견이 나와서 2차 기형아검사를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하였다. 매우 기쁘고 감사했다..


임신 15주 ~ 20주

태동시작.해부학검사.먹방시작

아이의 겨울방학이 시작되던 14주 차인 즈음부터 태동이 살짝살짝 느껴지더니, 16주 차인 연말부터는 하루에 세 번 정도 정기적으로 통통. 거리는 아기의 손길 발길질이 느껴졌다.

병원 진료받은 날 남편과 백화점 구경 살짝 하고

아직 시간이 있지만 곧 필요할 산모의자를 둘러보러 이케아 나들이도 갔다. 본인의자에 관심이 많으신 첫째님!


+ 먹덧. 감사. 그리고 약간의 태교?

금값이지만 먹고 싶은 찜닭도 나가서 먹고

임신 4-5개월쯤 굉장히 당겼던 연어. 케이퍼, 샐러드믹스, 레몬즙과 함께 거의 매일 먹었다.

고마운 언니가 챙겨준 아가 용품과 옷들! 이렇게 보니 실감이 날랑 말랑한다.. 오랜만에 다시 보는 100일 상 의자! 심지어 똑같은 색을 첫째가 썼었던 것 같다ㅎㅎ

역시나 잘 얻어먹고 다닌 흔적들.

이제 제법 임신 배 같이 불러오기 시작하고..

선물 받은 튼살 오일과 신생아 옷. 나에게 분홍색 선물을 받는 날이 오다니...

첫째 때는 튼살 오일 바르는 거에 게을렀어서 분만 후 튼살 자국이 남아서 이번에는 열심히 바르고 있다.

앞집 언니가 주신 김밥. 김밥 왜 이리 잘 싸시는 건가. 집 김밥 너무 맛있다..

내 사랑 핫다디 버거. 양파 토마토까지 추가해서 야무지게 먹는다 (알밤이가..)

남편 여권 찾으러 들린 휴스턴에서 먹은 홍콩반점과 설빙. 저 인위적인 떡조차 먹을만한 미국에서 귀한 팥빙수..!!

미국에서 본 몰 중에 가장 쾌적했던 휴스턴 갤러리아몰. 아이스링크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너무 좋았던 메닐컬렉션과 마크로스코 채플.
첫째의 사랑을 받으며 알밤이와 기념 샷. 쪽.

알밤이도 알밤이지만 미국에서 내가 목표했던 것들도 계속 진행 중이기에 토플 공부를 계속 하고 있다. 배가 부를 수록 앉아서 공부하기 숨차는 느낌..
이 작은 블로그에 더 쓰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는데...

이제 막달 되고 출산하면 영어공부고 블로그고 진짜 제대로 할 수가 없기에 웃으며(?) 겨자 먹기로 막판 스퍼트 중인 공부.. 그리고 얼른 보고 써야 할 많은 이야기들.. ha... way to go...babe..^_^..

20주. 이제 정말 절반이 지나고
앞으로 만날 시간이 뱃속의 시간보다 더 짧아지고 있다.

셋에서 넷으로.

잘 자라고 있어 줘서 정말 너무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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