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Diary : 미국 생활 일기/미국 브랜드 이야기

미국에서 TV광고는 여전히 효과적일까? 미국 광고매체 효율 비교

jenkang 2025. 5. 1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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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redit: Alltopstartups

광고에 날개를 달아주는 '미디어'

미국에 오기 전까지 한국에서 광고회사 미디어플래너로 일하고 있었다. 미디어플래너는 브랜드 캠페인의 타깃소비자에 맞는 광고매체를 최적 선정하고 효과-효율을 측정하는 역할을 하는 데, 광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디어 예산을 관리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광고 제작물이 광고의 시작이라면, 미디어는 캠페인의 날개라고 볼 수 있다. 가끔 엄청난 창의성과 재미를 가진 콘텐츠는 스스로 빠르게 퍼져서 광고주에게 저희도 이런 캠페인 만들어주세요!라는 꿈을 갖게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회사에서 관리하고, 시작과 끝을 어느 정도 정할 수 있는 광고캠페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에 장기적으로 오게 되면서 아쉽게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지만, 머릿속에는 여전히 미국 광고효과 측정에 대한 물음표가 있었다. 이제 3년 가까이 미국에 지내 오면서 미국 광고시장과 한국 광고시장에서의 매체 활용이 땅의 차이만큼 간극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팀마샬의 책 [지리의 힘]에서는 모든 나라과 그들의 지리와 주변 나라에 영향을 받는 숙명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비단 책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 모두 타고난 주변 환경을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 없을 것이다.
 

미국 VS 한국 : 환경의 차이에서 시작되는 광고효과 측정의 차이

미국은 세계적으로 크기, 인구 모두 3위지만 인구밀도로 들어가면 180위권으로 아주 넉넉하게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약 34명/㎢ 의 인구밀도라 한국의 약 520명/㎢ 에 비해 약 15배 정도 넓게 살고 있다. 특히 내가 사 살고있는 텍사스는 미국 본토에서도 땅이 매우 넓은 주 여서 어딜 가든 사람 붐빈다는 생각을 거의 못한 것 같다. 지난번 미국 광고의 특징을 정리했을 때도 이러한 땅 크기의 차이가 광고캠페인의 차이를 만든다고 썼는데, 광고효과측정에 있어서도 이러한 특징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미국과 한국은 사용하는 매체는 비슷하지만 각 매체의 활용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이 글에서는 미국의 주요 광고매체, 매체별 단가와 커버리지, 효과 측정 방식을 정리하고자 한다.
 

미국 광고시장의 메인 매체

미국은 사용하는 광고 매체 자체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각 매체의 운영 방식, 광고 단가, 효율 측정 방법은 다르다.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 매체는 아래 다섯 가지다.

  • TV 광고: 브랜드 캠페인의 전통적 중심. 전국 단위로 도달할 수 있지만, 주로 로컬광고 위주. 
  • 온라인 광고: 타깃 세분화와 성과 추적이 가능한 퍼포먼스 중심 매체.
  • 라디오 광고: 자동차 생활 중심인 미국에서 지역 밀착형으로 여전히 강력한 채널.
  • 옥외광고(빌보드): 도심 진입로, 고속도로, 경기장 주변을 중심으로 반복 노출에 강한 시각 매체.
  • 이메일 마케팅: 미국에선 하나의 ‘미디어’로 인정받으며, 중·하단 퍼널에서 전환 유도에 특화된 채널.

 

우리나라와 매체 활용에 큰 차이는 없지만, 인구가 넓게 분포되어 있고 무려 4개의 시차가 존재하여 전국 단위 TV 영향력은 확실히 덜 느껴진다. 대도시 위주로 각 방송사별 스테이션을 따로 운영하기에 로컬 광고가 훨씬 집중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로 도시의 변호사, 보험, 프랜차이즈, 병원 광고 등이 자주 등장한다.

 
미국은 또한 매우 자동차 중심적인 생활이어서 라디오와 큼지막한 빌보드 광고영향력이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가장 차이가 나는 매체는 의외로 이메일 매체인데, 학교, 기관, 상점, 개인관계까지 이메일 소통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개인 이메일이라도 하루 열람 횟수가 매우 높다. 
 

 

미국식 크로스미디어 효과 측정

 
미국 광고시장의 핵심은 ‘TV, 온라인, 이메일’ 등을 따로 보지 않고 통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다음은 미국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주요 측정 방식이다.

MMM마케팅 믹스 모델링. TV·온라인 등 전체 채널의 매출 기여도 분석
MTAMulti-Touch Attribution. 광고 접점마다 전환 기여율을 분배
Brand Lift광고 전후 인지도, 호감도, 구매의향 조사
Incrementality Test광고 유무 비교 실험으로 순수한 효과 측정

 
TV가 주목을 끌고, 온라인이 검색을 유도하고, 이메일이 구매 전환을 마무리하는 구조를 한 캠페인 흐름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와 커버리지 > 서치 > 인게이지 전략이 비슷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미국은 커버리지 활용에 TV영향력이 우리나라보다 적고, 인게이지 모먼트 활용에 이메일이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메일로 오는 쿠폰과 멤버십이 구매의 가장 큰 터칭포인트로 이어진다.
 

매체별 단가, 커버리지, 측정 방식

매체 단가 (기준) 커버리지 효과 측정 방식 특징

TV전국: $120K~$700K+
지역: $500~$5,000
전국 평균 1,000만 + 지역 수백만Nielsen 시청률, Brand Lift, MMM대형 브랜드 중심
온라인CPM: $5~$15 CPC: $0.5~$3성인 인구의 90% 이상 도달 가능클릭률, 전환율, MTA, GA 분석타깃 세분화 가능
라디오$200~$5,000
(시장·시간대별)
지역별 수만~수백만 청취자청취율, 유입 트래킹, 쿠폰 리딤 등지역 밀착 강점
빌보드$1,500~$15,000/4주
타임스퀘어: $50,000+
위치에 따라 수십만~수백만노출 추정, CPM, 인크리멘털 테스트반복노출 효과
이메일$0.05~$0.20/건
월정액 $50~$500+
보유 구독자 수에 따라 상이오픈율, 클릭률, 전환율, A/B 테스트퍼포먼스 중심
CRM 매체

 
 
미국 광고시장에서 주요 매체별 단가, 도달 범위, 그리고 효과 측정 방식은 매체의 특성에 따라 확연히 다르다. 아래는 TV, 온라인, 라디오, 빌보드, 이메일 광고의 기본 구조를 정리한 내용이다.

1. TV 광고

TV는 여전히 대형 브랜드 중심의 캠페인에서 주요 매체로 활용된다.
전국 단위 30초 광고는 약 $120,000~$700,000 이상이며, 지역 방송은 $500~$5,000 수준이다.
커버리지는 전국 평균 1,000만 명 이상이며, 지역 방송은 수십만~수백만 명 규모다.
광고 효과는 Nielsen 시청률, 브랜드 리프트(Brand Lift) 조사, 그리고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을 통해 측정한다.

2. 온라인 광고

온라인은 타깃 세분화가 가능하고, 실시간 성과 측정이 가능한 매체다.
CPM(1000회 노출당 비용)은 $5~$15 수준, CPC(클릭당 비용)는 $0.5~$3 정도다.
미국 성인 인구의 90% 이상에게 도달할 수 있을 만큼 커버리지가 넓고,
클릭률(CTR), 전환율(Conversion Rate), GA(Google Analytics), MTA(Multi-Touch Attribution) 등의 방식으로 정밀하게 성과를 추적할 수 있다.

3. 라디오 광고

라디오는 미국처럼 자동차 이용이 많은 문화권에서 여전히 강한 지역 기반 매체다.
광고 단가는 시장 규모와 시간대에 따라 $200~$5,000 사이며, 커버리지는 지역별로 수만에서 수백만 청취자에 이른다.
효과 측정은 청취율(Arbitron 등), 웹/전화 유입 분석, 쿠폰 리딤율 등을 통해 진행된다.
소규모 사업자나 로컬 타깃 캠페인에 특히 효과적이다.

4. 옥외광고(빌보드)

빌보드는 반복 노출과 시각적 임팩트에 강한 전통 매체다.
평균 광고 단가는 4주 기준 $1,500~$15,000 수준이며,
뉴욕 타임스퀘어 같은 프리미엄 위치는 $50,000 이상이 되기도 한다.
커버리지는 설치 위치에 따라 수십만~수백만 명이며,
노출 추정치, CPM, 인크리멘털 테스트(광고 유무 비교) 등을 통해 광고 효과를 측정한다.

5. 이메일 마케팅

이메일은 미국에서 매우 중요한 퍼포먼스 기반 미디어 채널이다.
발송 단가는 보통 $0.05~$0.20 수준이고, SaaS형 도구 사용 시 월 $50~$500 이상 요금제가 일반적이다.
커버리지는 브랜드가 보유한 구독자 수에 따라 달라지며,
오픈율(Open Rate), 클릭률(CTR), 전환율, A/B 테스트, 고객 생애가치(LTV) 등의 지표로 캠페인 효과를 분석한다.
특히 이메일은 구매 전환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퍼널에서 강한 힘을 발휘하는 CRM(고객관계관리) 기반 성과 매체로서 활용된다.


각 매체는 타깃, 예산, 목적에 따라 활용 방식이 달라지므로, 브랜드의 전략과 고객 여정을 고려한 미디어 믹스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슈퍼볼과 아카데미 시상식: 광고가 TV로 돌아오는 순간

미국에서도 TV 광고가 전체적으로 하향세인 건 사실이지만, ‘모두가 한 화면을 바라보는’ 순간은 여전히 존재한다. 바로 지구 최대 이벤트라 하는 슈퍼볼이다. 유아, 노년층, TV 미보유자, 스트리밍을 제외해도 슈퍼볼을 보는 인구가 1/3이 된다고 하니, 매년 1억 명이 넘는 미국 구매자들이 한 번에 TV에 집중하는 셈이다. 미국을 위한 슈퍼볼이지만 슈퍼볼이 끝난 후 어떤 광고가 좋았는지, 별로였는지 한 동안 회자가 되어서 결국 글로벌 광고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슈퍼볼 광고

  • 30초 단가: $7,000,000 이상
  • 시청자 수: (미국 기준) 1억 명 이상
  • 특징: 광고 자체가 문화 콘텐츠처럼 소비되며, SNS·유튜브에서 바이럴 효과도 발생

아카데미 광고

  • 30초 단가: 약 $2,000,000~2,500,000
  • 시청자 수: (미국 기준) 1,800만~2,500만
  • 특징: 패션·럭셔리 브랜드의 대표적 브랜딩 무대

이러한 빅 이벤트 광고는 ROI보다는 이미지 강화와 브랜드 화제성 확보가 주된 목적이다.
 

효율성이 높은 한국 광고 VS 측정에 최적화된 미국 광고

미국의 광고 단가가 높고 측정 방식이 정교한 건 사실이지만, 효율 측면에서는 한국이 훨씬 유리한 구조다.
 
한국의 광고 효율이 높은 이유

  • 고밀도 인구: 적은 예산으로도 전국 수준 도달 가능
  • 생활 패턴의 유사성: 동일 시간대, 동일 콘텐츠 소비율이 높음
  • 지하철·버스 중심 이동: 옥외광고 효율이 높게 작동
  • 단가 대비 ROI가 좋음: CPM, CPRP 기준으로도 미국보다 효율적

미국은 효율보다 ‘정교함’에 초점

  • 인구 분산 구조 → DMA 단위(지역별) 운영
  • TV·OTT·케이블 분리 운영 → 전략 세분화
  • 미디어 믹스 효과 분석은 정교하지만, 단가는 높고 도달률은 낮음

결론 적으로 미국은 광고 단가는 높고 소비자 여정은 복잡하지만, 그만큼 성과 측정 체계가 정교하고, 채널 믹스 설계가 고도화되어 있다. 반면 한국은 구조적으로 광고 효율이 매우 뛰어난 환경이다. 이러한 한국 광고시장의 효율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지리적으로 컴팩트하게 밀집된 환경 덕분에 가능하다. 응집된 구조는 광고 메시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단기간에 강한 반응을 만들어내는 바이럴 시너지를 일으키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동시에, 반응이 빠른 만큼 유행이 금방 지나가고 소모되는 구조이기도 하다. 이제는 한국의 이러한 ‘테스트 마켓’적 성격이 콘텐츠적으로나 마케팅적으로나 글로벌 브랜드들에게 전략적으로 활용되는 시장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광고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은 효율성과 속도 면에서, 세계 어디보다 광고 전략을 실험하고 확산시켜 보기 좋은 환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미국은 지리적·문화적 다양성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광고 전략 역시 ‘빠른 확산’보다는 정밀한 타깃팅과 성과 분석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전국 단위 커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해선 매체 믹스가 복잡하게 구성되어야 하고,
그만큼 광고 단가는 높지만, 개별 채널의 기여도와 전환율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조정하는 방식에 강점을 가진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광고효율성이 궁금하여 내용 정리를 시작하였지만 역시 결론은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지리와 환경에 따른 차이가 광고효율성의 차이도 만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너무 뻔하지만 늘 곁에 두고 관찰해야 할 결론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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